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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맞벌이 부부 '한숨'…"아이들 밥은 먹여야지"

기사등록 : 2019-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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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426개 학교 중 44.1%인 4601개교 급식 중단
돌봄교실 운영 차질에 휴가까지 쓰는 맞벌이 학부모
"아이들 볼모로 이권 요구하는 것은 이기적" 불만 토로

[서울=뉴스핌] 임성봉 황선중 이학준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세나(42) 씨는 학교 비정규직 파업 소식을 접한 후 회사에 이틀간 휴가를 신청했다. 김 씨의 두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이번 파업으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빵과 우유, 과일을 제공하는 것으로 급식을 대체하고 단축 수업을 결정했다.

김 씨는 이번 파업이 최장 4일간 이어진다는 뉴스를 보고 남편과 이틀씩 번갈아 휴가를 쓰기로 했다. 다만 남편이 회사 사정상 휴가를 쓰기 어려울 수 있어 근처에 거주하는 친정어머니에게도 만일의 상황을 당부해놨다. 김 씨는 "학교 파업 소식을 들을 때면 맞벌이 부부들은 걱정부터 앞선다"며 "파업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당장 아이를 돌볼 방법이 없는 학부모들은 노조가 예상하는 것보다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이 소속된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3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텅 비어 있다. 2019.07.03 mironj19@newspim.com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을 빚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으로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는 파업 미참여 인력을 중심으로 업무를 대행할 근무조를 꾸려 차질 없이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학교 현장 곳곳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비상이 걸리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모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이영혜(41) 씨는 "학교에서 비정규직 파업으로 급식 제공이 안 된다는 가정통신문을 최근 전달받았다"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큰 불편을 겪는 건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영수(44) 씨는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이권을 요구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마음에 안 드는 게 있고 불만이 있더라도 애들 밥은 먹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대학생 김정기(26) 씨는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친 노동 성향의 정책을 줄곧 펼쳐왔다고 생각하는데 민주노총이 갑자기 대규모 파업을 한다고 밝혀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민주노총은 어떤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도 늘 불만만 늘어놓는 것 같아 솔직히 공감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이날부터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파업에 동참해 총파업에 들어간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과 근속급·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의 임금 인상과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포함해달라는 것도 이들의 주요 요구사항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전국 1만426개 학교 중 44.1%인 4601개교에서 급식이 중단된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 중 3637개교는 빵과 우유 등 대체급식을 운영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220개 학교는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단축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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