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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혐의 애플, 3차 공방전까지 끌더니 '동의의결' 신청

기사등록 : 2019-07-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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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내 통신사 갑질혐의 애플코리아
지난해부터 심의 거듭…결국 동의의결 신청
갑질혐의 심의 스톱…"피해구제안 따진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 3사에 갑질한 혐의를 받아온 애플코리아가 피해구제안을 담은 ‘동의의결’을 공정당국에 신청했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거래질서 개선, 소비자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 타당성이 받아들여질 경우 처벌하지 않는 제도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거래상지위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애플코리아는 이날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애플코리아 거래상지위남용행위 등에 대한 건’은 지금껏 세 차례에 걸쳐 전원회의가 열리는 등 절차적 권리 보장으로 시간이 소요돼 왔다. 지난해 12월 12일 1차 심의에 이어 올해 1월 16일 2차 심의, 3월 27일 3차 심의가 열린 바 있다.

법원 1심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전원회의 의결은 통상 한차례 심의로 제재가 결정되나 애플 측의 심의연기 요청이 이뤄진 경우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뉴스핌 DB]

특히 2차 심의 때는 애플의 관여행위를 놓고 경제·경영학자인 민간전문가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등 법리다툼이 치열하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공정위 사무처가 적용한 혐의는 구매 강제와 이익제공 강요, 불이익제공 등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남용 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선은 관련 매출액의 2%로 상당한 액수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애플의 갑질혐의 사건이 동의의결 절차로 넘어가면서 진행된 심의는 중단된다. 애플의 자진시정안이 담긴 동의의결을 받아줄지 여부가 새로운 전원회의 심의로 열리게 된다.

현행 동의의결 신청이 있는 경우 심사관은 동의의결 신청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상정하고, 위원회에서 동의의결 절차 개시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현재로서는 공정위가 애플의 동의의결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동의의결에는 행위의 중지, 원상회복 등 경쟁질서의 회복이나 거래질서의 적극적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정방안이 담긴다. 소비자, 다른 사업자 등의 피해를 구제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시정방안도 포함되는 만큼, 예상되는 제재 규모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자진시정을 내놔야한다.

국내 통신사가 판매하는 애플 제품 [뉴스핌 DB]

동의의결 개시를 위한 판단기준을 보면, 해당 행위가 이 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 예상되는 시정조치, 그 밖의 제재와 균형을 이뤄야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나 거래질서를 회복시키거나 소비자, 다른 사업자 등을 보호하기에 적절하다고 인정돼야 한다.

행위의 중대성, 중거의 명백성 여부 등 사건의 성격, 시간적 상황에 비춰 적절성 여부도 판단 기준이다. 소비자 보호 등 공익의 부합성도 담겨있다.

과거 동의의결이 기각된 사례는 2014년 롯데쇼핑, CJ CGV, CJ E&M 시지남용과 2016년 퀄컴의 시지남용 건이 있다. 현대모비스 거래상지위남용과 골프존 차별취급도 2017년 2018년 각각 개시신청 기각이 내려진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행위의 중대성 및 증거의 명백성 여부 등 사건의 성격, 시간적 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것인지 여부 및 소비자 보호 등 공익에의 부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의 개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 신청은 사실상 죄를 인정한 것 아니겠느냐. 갑질 행위에 대해 뉘우치는 의미에서 신청한 피해구제에 흡족할만한 타당성이 있어야할 것”이라며 “공정위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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