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소속설계사가 1만3000명이 넘는 GA(법인보험판매대리점)인 글로벌금융판매가 직원을 동원해 작성계약(수수료를 받을 목적으로 단기 유지하는 가짜계약)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런 가짜계약 정황을 보험사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금융판매에서 대규모 작성계약을 한 정황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본사는 해당 총괄지사장 등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중 검찰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금융판매는 소속설계사가 1만3000명 규모의 공룡GA이며, 30여개 총괄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금융판매 하나총괄 소속인 민범식 지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김윤홍 총괄 대표와 함께 작성계약을 시작했다는 등의 자필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편지 내용에는 GA 소속 직원들의 명의를 빌려 통장을 만들고 회사 돈으로 가짜계약의 보험료를 납입하고, 수수료를 수령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2017년 하반기부터 돈을 더 벌기 위해 가짜계약 규모가 급격히 커졌으며, 이런 작성계약을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까지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작성계약이란 수수료를 받을 목적으로 단기간만 유지하는 가짜계약을 일컫는다.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납입하는 보험료보다 수령하는 수수료+시책(판매보너스)+해지환급금이 더 커지는 시기에 해약할 목적으로 가입한다.
작성계약이 많아지면 보험사는 손실을 보며, 완전판매를 확인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유지율도 나빠진다. 하지만 단기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묵인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단기 실적에 쫓기는 보험사 소속 일부 지점장 등은 GA에 작성계약을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증보험 문제 등으로 일부 계약을 유지하지 못했고 연쇄적으로 수수료가 차감되자 문제가 커졌다. 보험사는 계약 유지규모가 클수록 수수료 등급이 높아져 수수료가 많아진다. 반면 계약규모가 줄어들면 1건당 수수료 총액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수령하는 수수료보다 납입하는 보험료 규모가 커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작성계약을 주도한 김윤홍 총괄대표는 면직됐으며, 민범식 지사장은 해외로 도피했다.
보험사 한 지점장은 “실적이 미달하는 일부 지점장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해 GA에 작성계약을 부탁하기도 한다”며 “글로벌금융판매 해당 총괄에 상품판매를 위탁한 보험사 중 일부도 실적 부족으로 이런 부탁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금융판매 하나총괄 소속 민범식 지사장의 자필편지 일부. 해당 편지는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작성계약 진행 방법과 작성계약을 지시한 정황을 보여준다. 2017년 경부터 작성계약 규모가 왜 커졌으며 어떤 방법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삼성생명 등 각 보험사가 작성계약임을 알고도 묵인한 내용과 함께 보험사 및 지점별 작성계약 규모 등도 기술됐다. [2017년 12월~2018년 5월까지 김윤홍 (글로벌금융판매 총괄) 대표가 원수사(보험사) 지점장이 부탁 할 때마다 민범식(지점장)에게 작성계약을 지시함. DB생명 600만원, 미래에셋(생명) 400만원, 삼성생명 1000만원 다수건 등 실적이 부족해서 (지점장이) 부탁할 때마다 고액 작성계약을 처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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