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 입법회 점거사태 이후 첫 '범죄인 인도 법안'(이하 '송환법') 반대 시위가 7일(현지시간) 진행된 가운데 경찰이 충돌사태에 연루된 시위자 6명을 체포했다.
홍콩 시위 진압 경찰이 몽콕 인근 네이선로드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자 한명을 체포하고 있다. 2019.07.07.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새벽 3시께 성명을 내고, 시위 행진 및 경찰과 충돌에 연루된 인물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66세 나이의 남성 4명과 여성 2명으로, 현재 구금 중이다. 한명은 경찰의 신원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아 체포됐으며, 나머지 5명은 쇼핑가인 몽콕에서 경찰을 폭행했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붙잡였다.
약 23만명(경찰 추산 5만6000명)의 시위대는 전날인 2일 오후 3시 30분께 홍콩 카오룽반도에 위치한 침사추이에서 인근 웨스트카오룽 고속철역까지 행진했다. 웨스트카오룽 고속철역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주최 측은 이들에게 송환법 반대 입장을 호소하기 위해 이 장소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와 캐리 람 행정장관(특별행정구 수반)의 사퇴를 요구했다. 주최 측은 평화로운 해산을 요청했고 이날 행진은 저녁 7시께 대부분 해산됐다.
그러나 일부 강경 시위대는 이날 밤 홍콩의 쇼핑가인 몽콕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수백명의 시위자들은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시위 진압용 방패로 도로와 거리를 점거한 시위대를 밀어냈다.
밤 12시께 경찰은 몽콕 거리 위에 있던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그러나 수십명의 강경 시위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현장에는 경찰의 과잉진압을 막으려 세명의 야당 의원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새벽,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일부 시위대가 몽콕 거리를 점령했다는 소식에 유감을 표시했다. 대변인은 이날 일부 강경 시위대의 밤 시위가 교통과 산업활동을 방해했을 뿐아니라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다며 "홍콩은 법규를 따르는 사회이며 시민들은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입법회 의사당 점거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대. 2019.07.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텔레그래프의 지난 5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홍콩 경찰이 체포한 송환법 반대 시위자들은 최소 70명이다. 체포된 이들 중 최연소자는 14세. 혐의는 무기 소지, 경찰 폭행, 무단 침입, 불법 집회 소집 등 다양하다.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시위가 있었던 지난 1일에만 13명이 체포됐다. 당시 주최 측 추산 55만명(경찰 추산 19만명)의 시민들은 대부분 평화로운 행진에 나섰지만 일부 수백명은 입법회 청사 1층 유리벽을 부수고 난입, 의사당까지 점거한 사상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최근 수주간 홍콩에서는 정부의 송환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관련 시위는 지난 6월 9일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해 지난 6월 16일, 약 2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50만명을 넘어섰다.
송환법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중국 정부가 의도에 따라 이 법을 활용해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의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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