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보잉의 간판급 제품 737 맥스의 신규 주문이 전무한 가운데 상반기 전체 항공기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참사로 737 맥스의 운항 중단이 5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파장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반면 유럽 경쟁사인 에어버스가 약진, 상반기 판매 규모가 보잉을 앞질렀다. 최근 추세가 이어질 경우 보잉이 세계 최대 타이틀을 뺏길 것이라는 경고다.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현지시각) 보잉은 올해 상반기 항공기 판매가 2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두 건의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의 ‘베스트 셀러’ 737 맥스의 신규 주문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순 신규 주문은 마이너스 119건으로 집계됐다. 새로운 주문보다 기존 주문의 취소가 많았다는 의미다.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의 저가 항공사 플라이어딜이 737 맥스를 50대 구매한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에어버스로 발을 돌리는 등 업계의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에어버스는 같은 기간 389대의 항공기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 급증한 실적이다.
연말까지 보잉의 판매 부진이 지속될 경우 지난해까지 9년간 지켜낸 세계 1위 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총 346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지난 3월 중순부터 중단된 737 맥스의 운항 재개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미 연방항공청을 필두로 각 업계와 주요국 정부가 자체 시스템 결함에 무게를 두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만 운항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기준 보잉은 737 맥스의 생산 규모를 20% 축소, 월 42대로 줄였다. 하지만 해당 기종의 재고 물량이 4600대에 이르고, 항공기 관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관련 업계도 보잉 사태로 인한 충격에 신음하고 있다. 주요 부품과 내부 인테리어 제품 등 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동반 급감했기 때문.
한편 지난 3월 초 440달러까지 치솟았던 보잉 주가는 최근 351달러 선에서 거래, 무려20%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