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이 9일(현지시간) 이란에 "이스라엘 전투기가 도달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이란은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와 미군의 항공모함은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고 했다.
이란이 미국을 언급함으로써, 중동 앙숙관계이자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까지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맞받아친 모양새가 됐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말싸움'도 격해지는 양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한 공군기지를 방문해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히고, F-35 전투기를 가리키며 "이란은 이 전투기들이 이란과 시리아를 포함해 중동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핵협정 이행 축소 1단계로 우라늄 저장한도를 초과했다고 밝히자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 핵협정을 위반한 이란에 구두 경고를 한 데 이어 이날은 군사행동에도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한 셈이다.
같은 날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와 미군의 항공모함은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고 경고했다.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네자트 IRGC 사령관은 "미군 기지는 우리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며 "그들이 실수를 저지르면 우리의 미사일은 그들의 항공모함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네자트 사령관은 "미국인들은 이란과의 군사적 대결의 결과를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일 이란 의회의 핵정책 위원회 모즈타바 졸누르 위원장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의 '수명'은 30분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이란이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 일부를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이달 1일 핵협정 이행 사항 중단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이란의 행보에 미국이 경고 메시지를 보내자 이스라엘도 거드는 양상이다.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 상한 위반과 관련,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핵 합의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저장 한도를 초과한 이란을 유럽국가들이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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