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30대 그룹 총수들과 만나 “이번 사태를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대한 정부가 뒷받침을 할 테니 이번에 대외의존도를 낮추는 등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청와대] |
앞서 이날 오전 문대통령은 삼성·현대차·SK·롯데·LG 등 5대 그룹과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진행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회장은 양해를 구하고 불참, 그룹 고위임원이 대참했다.
이 간담회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대책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총수들은 문 대통령에게 미래 산업 위한 R&D 투자의 중요성, 환경 규제의 어려움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총수들은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기초 산업이 튼튼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 이후) 납품 산업과의 협력으로 해당 산업에 뿌리를 내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총수들은 특히 “수입선 등 조달망 다변화가 중요하다”며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화학 분야의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재개했다”고 언급했다.
또 “단기간에 국내 소재 부품의 원천을 마련하기 위해 전략 산업 관련 인수합병(M&A)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19.07.10 photo@newspim.com |
고 대변인에 따르면 총수들은 “민간 차원에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동시에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자본의 특정 분야 집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산업 규제를 풀어줄 것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총수들은 “이번 조치는 중‧장기적으로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민간 차원에서도 총력을 다해 설득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총수들은 이어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단기적‧장기적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해당 부처와도 긴밀한 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총수들은 그러면서 “부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부품 국산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도 공감한다”며 “장기적 관점의, 긴 호흡의 정부 지원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총수들은 특히 “한국 경제의 문제점 중 하나가 ‘자본이 늙어간다’는 것”이라며 “돈이 너무 안정적인 분야에만 몰리고 부품 산업 등 위험이 큰 부분에 가지 않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산업의 규제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간담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자’며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의를 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문 대통령은 기업 총수들에게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격려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제안과 요청에 “최대한 정부가 뒷받침하겠다”며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기업 간 공동기술 개발, 대‧중소기업 간 부품 기술 국산화 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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