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한국 시중은행들의 낮은 수익성을 우려했다. 위기시 손실 흡수 능력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S&P'를 초청해 '글로벌 경제의 대립구도 속 신용위험: 겨울이 오고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미중 무역분쟁, 한일 기술전쟁 등의 상황 속 국내 시중은행들의 안정성을 살펴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11일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경제의 대립구도 속 신용위험 겨울이 오고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
일단 한국 시중은행들에 대해 '저수익성-취약한 위기대응력' 구조를 지적했다.
정홍택 S&P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팀 상무는 "한국 시중은행 수익성이 최근 몇 년 개선되긴 했지만, 글로벌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며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낮다. 위기 상황에 은행들이 손실 흡수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경기악화로 은행의 안정성에 위험신호가 커졌다고 판단했다.
정 상무는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업신용도가 악화됐다"며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계부채도 은행 건전성에 위험요인으로 꼽힌다"며 "소득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가계 부채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가계위험과 기업신용위험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과 규제에 따른 국내 시중은행들이 신용등급 '하락'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 상무는 "한국 정부가 아직까지 채권자 부담제도에 대해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선순위 채권에 대한 채권자 손실 부담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면, 민간은행에 대한 정부지원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서유럽에선 이미 채권자 손실 부담제도 도입이 완료됐고, 아시아 국가들도 도입이 진행중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채권자 손실부담(Bail-in)제도는 은행의 지급불능 상황에서 정부의 구제금융 이전 채권 상각,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자가 손실을 먼저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은행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에서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채권자 손실부담제도' 법제화를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2017년 7월), 홍콩(2018년 12월) 등이 이 제도를 도입했고, 호주가 관련 규정을 마련중이다. 일본에선 유사 제도가 운영중이다. 이 제도 도입 후 홍콩에선 일부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호주 은행들의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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