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프랑스가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거대 글로벌 IT 기업을 표적으로 한 3%의 디지털 과세 부과 법안을 11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프랑스가 추진하는 디지털 과세안이 불공정하게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하며 관련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나, 프랑스 의회는 관련 법안을 끝내 가결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관세 부과를 포함한 대응책을 저울질하고 있어 무역 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미 경제 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이날 표결을 통해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이 최소 7억5000만유로(약 9900억원) 이면서 프랑스 내에서 최소 2500만유로 이상을 벌어들이는 기업들에 매출액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과세 대상 기업은 30개 기업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등 미국 기업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 장관은 성명에서 "프랑스는 주권국가로서 과세 규칙을 스스로 결정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디지털세가 연간 5억유로씩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대 IT 기업들에 '공평한 과세 규칙'을 수립하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는 서로 협박과 위협을 하기 보다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프랑스 과세안이 불공정하고 불합리하게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는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CNBC는 USTR의 조사결과 프랑스가 차별적으로 미국 기업의 사업을 제한하는 등 불공정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미국은 프랑스 재화에 추가 관세 등을 부과할 수 있어, 전세계 무역 전쟁이 한층 고조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은 2020년까지 국제적으로 통일된 디지털 과세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의 과세안이 형편없다"며 "미국과 프랑스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에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과 미국의 모든 무역 상대국에게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세금 및 무역 정책을 묵인하지 않을 것임을 알린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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