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오는 16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7%p 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의 계산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장은 고정 금리 대출상품 금리가 변동 금리보다 낮은 2% 중반대까지 내려가 새 코픽스가 도입되더라도 갈아타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새 코픽스 대출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
15일 은행연합회는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를 처음으로 공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오는 16일부터 대출 상품에 이를 반영하게 된다.
코픽스는 은행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리다. 매달 새로 모은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신규 코픽스와 과거에 모든 자금까지 포함해 조달 비용을 반영한 잔액 코픽스로 나뉜다.
이날부터 잔액 코픽스를 계산할 때 요구불 예금이나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을 반영하게 된다.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금리로 조달한 자금이 계산에 들어가면서, 대출 금리도 낮아진다. 금융당국은 기존보다 0.27%p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월 기준 잔액 코픽스가 2.00%인 것을 감안하면 1.70%대로 떨어지게 된다.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대출자뿐 아니라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도 신규 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은 갈아타는 수요가 많지 않을 전망이다. 고정 금리가 변동 금리보다 낮아 새 코픽스를 적용하더라도 이자 절감 효가가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15일 기준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는 2.40~3.90% 수준이다. 반면 코픽스 연동 변동형 금리는 2.98~4.87%로 더 높다. 보통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지만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지면서 금리역전 현상이 올 들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가계 신규대출액 중 고정금리 비중이 42.9%로 전년 동기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진 이유다.
이에 따라 신규 잔액 코픽스 적용으로 변동 금리가 0.27%p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고정 금리가 낮다.
다만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역전현상이 제자리를 찾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경우 시장금리를 더 빠르게 반영하는 변동 금리가 고정 금리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더 많은 이자를 내야하는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 역전 현상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기존 대출자가 대출 잔액을 늘리지 않고 새 잔액 코픽스 연동 상품으로 갈아타면 강화된 부동산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대출을 받았던 당시 조건대로 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고정 금리가 먼저 낮아지고 금리 인하가 진행되면서 변동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향후 금리 변동 가능성을 감안해 적합한 대출 상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집값 안정화를 위해 1차로 수도권 공공택지 17곳에 3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급방안을 내놨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이형석 뉴스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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