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대중 관세가 중국 경제는 벼랑으로 내몰고 미국에는 대규모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은 실제로 이익보다 더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손실이 났지만, 미국은 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관세로 거둬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NYT는 미국 정부 집계치를 보면 미국이 2500억달러(약 294조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로 거둬들인 돈이 기타 무역전 피해 산업 부문 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을 약속한 농업 부문 비용조차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관세 부과로 최근까지 거둬들인 금액은 208억달러(약 24조5000억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무역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280억달러(약 33조원) 지원을 약속한 상태로, 지난 5월 160억달러 지원을 약속했고, 7월에는 120억달러 패키지를 발표한 뒤 그 중 100억달러 가까이를 지불한 상태다.
매체는 트럼프의 대중 관세 부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손해가 미국의 이익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론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으로 미국 경제에 매년 최소 500억달러의 손실이 초래된다는 정부 조사 결과도 있고, 무역 전문가들과 재계 지도부 상당수는 실제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 일부는 무역 전쟁의 비용이 막대하긴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경제 개방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NYT는 대다수가 무역 전쟁이 미국 재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요 수출 기업들을 대표하는 전국대외무역위원회 루푸스 엑사 회장은 “무역 전쟁이 미국에 비용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분명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미국의 대중 관세로 인한 비용 상당 부분을 감당하고 있다는 다양한 연구조사 결과도 나온 상태다.
워싱턴 세금재단과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팀 펜 와튼 버짓 모델이 실시한 연구 조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는 상품 가격을 높여 미국인들에 상당한 세금 인상에 맞먹는 비용을 초래하며, 수익 비중으로 따지면 중산층이나 부유층보다는 저소득층에 피해가 집중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