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이 남한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이려고 하는데,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실무협상(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실무협상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 TV의 '북한 외무성 대변인 대답' 보도.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최근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주 외교 경로를 통해 북측에 실무 협상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상 재개 합의’를 알리며 그 시기를 ‘2~3주 내’라고 명시한 바 있는데, 그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남을 갖기를 원하며, 장소도 북한이 원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러다 16일 돌연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해 “한미연합연습을 실행한다면 이는 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다.
3대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지난 3월 한미 양국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장관 대행 간 전화통화를 통해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훈련, 을지프리엄가디언 연습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의 종료를 결정했다. 대신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조정한 새 한미연합지휘소연습 '19-1 동맹연습'이 지난 3월 4일부터 12일까지 실시됐으며, 다른 훈련들도 새로운 형태의 연합연습 및 훈련들로 대체돼 연중 실시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미 군 당국은 오는 8월 기존의 한미연합훈련을 축소‧조정한 형태인 ‘동맹 19-2 연습’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을 위한 검증연습이자 저강도 훈련의 성격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과 남조선 군이 합동군사연습의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성격을 가려보려고 갖은 요사를 떨고 있다”,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무력증강”이라고 하면서 꾸준히 비난을 해 온 바 있는데, 이번에는 “연합훈련을 강행할 경우 실무협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강경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외무성은 “최근 조미실무협상개최와 관련하여 이러저러한 여론들이 국제적으로 난무하고 있다”며 “판문점 조미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 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외무성은 이어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실무협상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