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1000만 관객까지 돌파하며 한국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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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기생충’은 지난 19일부터 21일 주말 동안 3만3080명을 모아 누적관객 1000만270명을 기록했다. 5월 30일 개봉 이후 53일 만이다.
이로써 ‘기생충’은 ‘극한직업’(1626만명), ‘어벤져스:엔드게임’(1381만명), ‘알라딘’(1074만, 상영 중)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역대 개봉작 중에서 26번째, 한국 영화로는 19번째 기록이다.
‘기생충’의 1000만 돌파로 봉 감독은 ‘쌍천만’ 감독이 됐다. 그는 지난 2006년 ‘괴물’(1091만명)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올렸다. 주연 배우 송강호에게는 네 번째 ‘천만 영화’다. 송강호는 ‘괴물’, ‘변호인’(2013, 1137만명), ‘택시운전사’(2018, 1218만명)로 이미 ‘트리플 천만’ 배우에 등극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 1000만 달성은 봉 감독과 송강호과 함께 탄생시킨 두 번째 ‘천만 영화’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생충’은 “작품성과 대중성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충무로의 고정관념을 깨준 작품이기도 하다. ‘기생충’은 지난 5월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제66회 시드니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시드니필름프라이즈를 거머쥐었다. 이후로도 필름페스트뮌헨, 로카르노영화제, 뤼미에르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왼쪽)와 봉준호 감독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간 해외 영화제 수상작들은 국내 관객들에게 외면당해 왔다. 작품성보다 오락성을 중시하는 일반 관객의 성향 탓이다. 극장들의 편성도 당연히 오락성을 따르는 편이었다. 최근 10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들의 성적을 봐도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이 17만명이 찾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다. ‘디판’ ‘윈터 슬립’ ‘엉클 분미’ 등은 1만명도 채 보지 않았다.
한국 영화도 결과는 비슷하다.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밀양’(2007)은 160만명,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쥐’(2009)는 220만명, 각본상을 받은 ‘시’(2010)는 21만명의 관객을 만나는 데 그쳤다. 모두 비평가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지만, 폭발적인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기생충’은 1000만명이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첫 영화로 남게 됐다.
역대 한국 영화 세일즈 1위 기록 역시 ‘기생충’이 갈아치웠다. 현재까지 이 영화는 북미, 유럽, 남미, 오세아니아 등 202개국에 판매됐다. 이미 프랑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개봉했으며 프랑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역대 개봉 한국 영화 중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현재 미얀마, 태국을 포함한 18개국 개봉이 확정됐으며, 영국과 남미권은 내년 상반기 개봉을 두고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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