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인이 ‘딸의 강원랜드 채용을 부탁했다’던 자신의 진술을 번복했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거짓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권희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염 의원에 대한 10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강원도 정선군 의용소방대원이자 자유한국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당원이었던 이 모 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씨는 검찰이 “2017년 춘천지검과 2018년 북부지검에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딸이 강원랜드 채용에 합격할 수 있도록 염 의원에게 채용을 부탁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냐”라고 묻자 “조사 당시 그렇게 진술한 것은 맞지만 검찰이 윽박지르고 보내주지 않겠다고 해서 거짓말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5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투표하러 가는 의원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5.21 kilroy023@newspim.com |
이 씨는 “아버지가 위독해 임종 직전이었는데 (검찰이) 말하지 않으면 안 보내주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염 의원이나 염 의원의 보좌관 그 누구와도 통화한 적이 없다”고 자신의 진술을 전부 뒤집었다.
이에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에서 2번째 조사를 받을 때 증인은 ‘춘천에서는 검찰이 압박을 줘서 빨리 가려고 거짓 진술했다’며 사과했었는데 그럼 그것도 검찰의 겁박으로 한 거짓 사과였냐”고 되묻자 이 씨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네”라고 답했다.
검찰이 입수한 당시 강원랜드 인사팀 채용 자료에 따르면 이 씨의 딸은 2013년 강원랜드 2차 교육생 선발 당시 면접에서 합격 기준점수인 8점에 못 미치는 6.2점을 맞아 불합격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틀 뒤 8.2점으로 점수가 조작돼 최종 합격했다.
또 검찰은 염 의원의 강원 태백 지역사무실과 서울 국회 사무실 자료에서 이른바 ‘강원랜드 특별 관리명단’을 입수했는데 해당 자료에는 이 씨의 딸에 대한 인적사항과 이 씨의 연락처가 기재돼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염 의원은 2013년 지역구 사무실 보좌관 박 모 씨를 통해 자기소개서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지인과 지지자 자녀 등 39명을 강원랜드 2차 교육생으로 채용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염 의원은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과 강원랜드 호텔에서 만나 인적사항이 기재된 명단을 전달하며 채용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염 의원이 청탁한 인원 중 18명이 교육생으로 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염 의원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