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사측이 염동열(58) 자유한국당 의원 채용청탁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 탈락했어야 할 지원자들의 점수를 조작하고 합격시켰다는 전직 인사팀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9일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 의원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투표하러 가는 의원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5.21 kilroy023@newspim.com |
이날 재판에서는 강원랜드에서 신규채용 업무를 담당했던 유모 전 인사팀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과장은 염 의원의 채용청탁 명단을 만들어 관리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과장은 “1차 채용과 2차 채용 당시 채용청탁 명단을 관리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채용청탁자 명단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청탁자별로 시트를 나눠서 정리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이 제시한 채용청탁 명단에는 염동열 의원이 청탁했다는 지원자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의 기재돼 있었다. 검찰은 5.6점으로 본래 탈락했어야 할 임모 씨가 사후 점수 조작을 통해 8.0점을 받아 합격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유 전 과장은 “인사팀장으로부터 자기소개서 등의 점수를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고 타 직원에게 점수 변경을 부탁했다”며 “야간에 급하게 지시가 내려올 경우에는 직접 점수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또 유 전 과장은 “정선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염동열 의원이 강원랜드에 특히 더 청탁이 많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세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채용청탁 리스트에서 확인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유 전 과장은 인적성검사 결과 5.1점 이하로는 면접 전형에 응시할 수 없었지만, 권모 전 인사팀장이 ‘윗선’의 지시라며 탈락자 없이 전원 면접 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채용 절차를 변경했다고도 증언했다.
유 전 과장은 “감사나 조사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항의했는데,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염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 과정에서 국회의원 등 지위를 이용해 점수조작 등 방법으로 지인이나 지지자 자녀 등 39명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최흥집(68) 전 강원랜드 사장은 지난 8일 1심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인 춘천지법 형사 1단독 조정래 부장판사는 “공공기관인 강원랜드 최고 책임자인 피고인은 외부청탁을 근절하고 채용 업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며 “그럼에도 책임을 저버리고 1·2차 교육생 선발 시 인사팀장에게 지시해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했고 이를 주도적으로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자신의 재판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염동열 의원이 자신에게 채용 청탁을 직접 부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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