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한화그룹 소속회사인 한화시스템의 공공분야 입찰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부당특약·대금 미지급 등 하도급 갑질로 인한 적발 점수가 누적되면서 ‘입찰참가자격제한’이 관계기관에 요청된다. 특히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도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 누산 점수(특정 기업에게 최근 3년간 부과된 벌점 총계에서 경감 기준에 따라 벌점을 공제한 후 남은 점수)가 10점이 넘은 한화시스템에 대해 영업 정지 및 입찰참가자격제한을 관계 행정기관장에게 요청한다고 23일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지난 3년간 하도급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건수는 총 6건이다.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누산 점수는 10.75점으로 산정됐다. 이는 대표자의 하도급법 특별교육 이수(0.5점), 현금결제비율 80% 이상 100% 미만(0.5점) 등 경감 점수가 1.0점 공제된 점수다.
공정거래위원회·한화시스템 [뉴스핌 DB] |
현행 하도급법령은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게 제재 조치 유형별로 일정한 벌점을 부과한다. 누산 점수가 10점을 넘을 경우 영업 정지에 처해진다. 5점의 경우는 공공 입찰 참가 제한이 요청된다.
이 업체는 2014년 11월 5일 대금 미지급과 서면 미발급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부과 벌점은 각각 2점이다.
2016년 1월 8일에는 어음대체결제 수수료 미지급 건으로 0.25점의 경고를 받았다. 2017년 7월 20일에는 지연이자 미지급과 부당특약, 서면교부의무 위반 건으로 각각 2.5씩 부여받았다.
한화시스템의 이번 조치는 옛 한화S&C 인수시절부터 예견돼 왔다. 옛 한화S&C가 2017년 7월 20일 시정조치를 받는 등 지난 3년간 부과 받은 벌점총계가 11.75점이 된 상태에서, 2017년 10월 회사 분할에 나선 바 있다.
하도급법 위반 사업부문을 이전하는 등 신설회사인 한화S&C를 설립, 2018년 8월 한화시스템가 신설회사를 최종적으로 흡수 합병했다.
당시 회사 분할 때 하도급법 위반 사업부문인 소프트웨어개발업, 정보통신공사업 부문 등은 신설회사인 한화S&C에 이전됐다. 존속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은 투자법인의 역할로서만 남았다.
이에 따라 하도급법 위반사업 부문을 이전 받아 거래를 이어온 한화시스템에는 하도급법상 책임이 승계(벌점 11.75점)됐다.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에 따른 관계기관의 조치가 이뤄질 경우 국가계약법 규정상 부정당업자는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된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도 마찬가지다.
영업정지의 경우는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라 6개월 이내 영업이 정지된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이번 조치는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벌점 제도를 통해 영업 정지 및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향후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억지 효과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사례는 지난해 동일과 올해 포스코ICT, 화산건설, 시큐아이, 삼강엠앤티 등이 있다. 이들은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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