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박근혜(67) 전 대통령의 형량을 가를 마지막 재판이 25일 마무리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은 없을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재판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모든 재판을 보이콧하고 있다.
앞서 그는 재임 기간 동안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직 국가정보원장들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추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6년 및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으나 국정원 특활비를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국정원장들이 청와대에 제공한 특활비가 공직 임명이나 직무 수행의 편의 등 대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17.05.23. yooksa@newspim.com |
하지만 특활비를 공여한 국정원장 3인방과 특활비 수수에 관여한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들의 재판에서 각각 판단이 엇갈리면서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고리 3인방’의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 1월 처음으로 일부 특활비를 뇌물로 인정했다.
당시 법원은 “대통령은 국정원에 대한 지휘·감독권자로서 국정원의 인사·조직·예산 등 국정원의 전반적 운영에 관해 법률상·사실상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대통령과 국정원장 사이에는 객관적인 직무관련성이 존재한다”며 “국정원에 막대한 영향력이 있는 대통령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하는 자체로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가 ‘문고리 3인방’의 2심처럼 특활비 일부에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을 인정하면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종전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밖에도 국정원장의 지위 등 법적 쟁점에 대한 견해를 달리할 경우 형량이 달라질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후 이듬해 두 건이 더 추가기소됐고, 이 중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상태다. 대법원은 법률관계만 따지는 법률심이기 때문에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을 좌우할 마지막 재판은 이날 선고될 특활비 수수 재판이다.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은 총합 징역 33년을 선고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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