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주한 러시아 대사관이 자국 군용기가 지난 23일 한국 영공 침범했다는 바를 인정한 적이 없고, 한국 정부에 사과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25일 주한 러 대사관은 공식 트위터에 지난 23일 발생한 러시아 군용기 관련 사건에 대해 "러시아 측은 공식적으로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사건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알린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말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접했다고 알렸다.
[사진= 주한 러시아 대사관 트위터 계정] |
이에 주한 러 대사관은 "상기 주장이 실제와 다르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바"라며 "러 측은 러시아 군용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확인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반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 후 공식 입장을 정리하여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한국 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현지 인테르팍스통신은 드미트리 반니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관 공보관이 "러시아 측은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를 한 바 없다"고 말했다며, 기술적인 문제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한 윤 수석의 말도 인정한 바 없다고 했다.
윤 수석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3시께 있었던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러시아 차석 무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측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며 "러시아 국방부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 무관은) 최초 계획된 경로였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며 "그는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러시아 무관이 의도성이 없었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는 카디즈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다 이내 완전히 이탈했지만,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은 경고 사격으로 대응했다.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의 전략폭격기 한 대가 한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한국군의 발표를 부인하며, 오히려 한국군이 러시아 조종사들의 비행 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한국과 러시아 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한동안 첨예한 진실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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