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한화시스템이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 14%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동관, 동원, 동선)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솔루션은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14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을 지분율 대로 나누면 장남 동관씨에게 700억원, 차남(동원)과 3남(동선)에게 각각 350억원이 돌아간다.
한화시스템은 내년쯤을 목표로 증시 상장(IPO)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1조원 규모로 예상한다. 상장에 성공하면 세 아들은 상당 규모의 상장차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당국이 한화시스템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한화시스템의 IPO 그리고 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업계 및 당국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3일 한화시스템을 하도급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및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으로 흡수합병된 한화S&C의 하도급법 위반 벌점이 누적돼 기준인 10점을 넘어선 것이다. 한화그룹은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양사를 합병했다.
◆공정위 제재, 한화시스템 상장 심사에 영향?
한화시스템이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지분은 에이치솔루션(14.48%)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주)(52.91%) 등이 갖고 있다.
공정위의 제재는 한화시스템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심사를 할 때 제재사항이나 적발사항 등의 내용이 있으면 이 부분을 확인하고, 영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를 받은 회사가 상장을 진행할 경우 제재 받은 내용과 결과를 가지고 매출에 영향을 얼마나 줄 것인지, 다른 사업 부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서 "회사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상장위원회에 올려 논의과정을 거치고 그렇지 아니면 지나간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 측은 이번 공정위 제재가 상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영업정지 제재 대상은 ICT 부문에서 가지고 있는 건설업 면허이고, 이 부분은 영업정지가 되더라도 전체 매출로 따지면 1~2% 매출 비중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입찰 참가 제한 역시 법적 다툼 소지가 많아 행정소송으로 갔을 때 그 결과를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한화시스템 '부당거래' 얘기도 솔솔
이외에도 금융업계에선 최근 금융감독원이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에서 한화시스템에 비싸게 일감을 몰아준 부분을 들여다봤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이 한화생명으로부터 거둔 매출은 274억원이다. 한화시스템의 국내 계열사 매출 중 12%에 해당한다. 계열사 매출 중 ㈜한화 다음으로 많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라는 것이 검사가 확정될 때까지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 "석 달 동안 검사를 하면서 관련 자료를 받아갔으니 그 쪽에선 그에 대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준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 부국장은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를 끝내고 최근 복귀한 상태"라며 "검사와 관련된 사항은 내용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세 아들이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영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아니다. 다른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배당을 받거나 지분매각으로 기타수익을 올린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외에도 ㈜한화 2.20%, ㈜써밋에셋 3.82%, 해운대블루라인㈜ 11.99% 등을 갖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5월엔 중간배당으로 400억원, 2017년엔 500억원, 2016년 500억원 등을 각각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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