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폭스바겐·아우디가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차량 소유자들에게 구매가격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김동진 부장판사)는 25일 고 모 씨 등 디젤 차량 소유자 123명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피고들에게 차량 매매대금 10%에 해당하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해당 차량 구매가격은 3500만원에서 6500만원에 이른다. 이 가격의 10%에 상당하는 금액 및 이자가 손해 배상액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피고들 중 폭스바겐·아우디 독일 본사와 한국 수입사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책임을 물었다.
사진은 폭스바겐(위), 아우디 CI /이형석 기자 leehs@ |
그러면서 “피고들은 이 사건 디젤 차량이 배출가스 기준과 대기환경보전법 등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며 친환경성·고연비성 등을 내용으로 표시·광고했다”며 “거짓·과장된 광고로 소비자들을 오인시키고 공정거래를 저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들이 2년이 넘는 기간동안 사태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원고들은 고가의 차량을 구매했음에도 불안정하고 불편한 심리 상태에서 자동차를 소유·사용했다”며 “이들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차량의 사용가치 상당부분이 훼손됐고 이는 리콜 조치로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차량의 하자가 매매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봐 원고들의 계약 해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표시광고법 개정 후 차량을 구매한 원고들에 대해서만 판결을 선고하고 같은 재판부에 진행 중인 관련 소송 12건에 대해 변론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피고들에게 부과한 과징금 취소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이를 반영해 표시광고법 개정 전 차량을 구매한 원고들에 대해서도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이른바 ‘디젤게이트 사건’은 폭스바겐·아우디가 디젤 차량을 제조하면서 엔진 성능과 연비 효율을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을 조작해 불거졌다. 환경부의 결함시정명령 이후 폭스바겐·아우디는 2017년부터 다음해에 걸쳐 해당 차량을 리콜 조치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민·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만 5000여명의 소비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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