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연준 풋’을 둘러싼 회의론이 월가에 번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인하 신호가 뉴욕증시를 최고치로 끌어올렸지만 비둘기파 정책으로 손 쓸 수 없는 펀더멘털 측면의 악재가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가 투자은행(IB)의 주장은 뉴욕증시의 강세 속에 채권펀드로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 자금이 홍수를 이룬 상황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10년만의 금리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댄 스즈키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다음주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주가 랠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50bp(1bp=0.01%포인트)의 전폭적인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성장 둔화 추세를 돌려놓을 수는 없다”며 “이와 함께 기업 이익 감소가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경기 하강 사이클이 본격화된 시점에 연준의 금리인하가 오히려 단기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그는 강조했다.
핌코의 제롬 슈나이더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폭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다소 높다”며 파월 의장의 금리인하 예고 이후 자산시장 강세 흐름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는 9월말까지 뉴욕증시의 과격한 매도 움직임이 번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진행중인 가운데 내년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와 주가 하락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다음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주가 영향은 단기적인 약발을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JP모간은 내다봤다.
IB 업계의 주장은 채권펀드의 자금 밀물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한 주 사이 채권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로 121억달러의 자금이 밀려 들었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28주 연속 ‘사자’를 기록한 한편 연초 이후 2540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수치는 45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뛰었지만 채권 펀드로 대규모 유동성이 밀려든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꼽았다.
280증권의 제이슨 웨어 기관 트레이딩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부터 기업 이익 감소까지 굵직한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다”며 “여기에 연준이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가 장 후반 각각 1%와 0.6% 내외로 하락했고, 다우존스 지수도 200포인트(0.7%) 가량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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