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홍콩 북서부 위안랑(元朗) 지역에서 27일(현지시간) 열린 '백색테러' 규탄 시위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시위대와 이들을 진압하려는 경찰이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병원 당국을 인용해 24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이들이 각각 다섯 곳의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28일 오전을 기준으로 8명이 병원에 입원한 상태며, 이들 중 2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1일 홍콩의 위안랑 역사에서 흰 상의와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 명의 남성들이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이른바 '백색테러'가 발생했다. 이들은 쇠막대기와 각목을 시위대와 시민들에게 휘둘렀다. 이로 인해 린줘팅 입법회 의원과 기자들을 포함해 최소 45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 당시 경찰이 무장 괴한들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경찰은 뒤늦게 테러 용의자 12명을 체포했다. 이들 가운데는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 일파의 인물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튜 청 홍콩 정무부총리는 지난주 경찰의 미온적 대처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시위대는 백색테러와 이를 방조한 경찰·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계획했다. 경찰은 지난 25일 시민 안전과 공공 질서를 이유로 위안랑에서의 집회를 불허한다고 밝혔으나, 시위대는 경찰의 이 같은 방침에도 집회를 강행했다.
시위대들은 검은 옷을 입고 위안랑 지역을 행진하며, 경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시위대가 행진하면서 "폭동은 없다. 폭압만 있을 뿐이다", "홍콩 경찰은 범법자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게 벽돌 등 무거운 물체를 던지면서 항의했다.
경찰은 시위 상황을 관망하며 개입을 피했지만 저녁부터 경찰과 시위대는 극렬하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 시키기 위해 최루가스와 고무총탄을 사용했다. 또 위안랑 역사에 들이닥친 경찰은 최루가스를 피해 대피해 있던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당초 시위가 시작되기 전 경찰은 10만여명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주최 측은 28만8000명이 이번 백색테러 규탄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시위자 11명을 체포했으며, 경찰관 최소 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홍콩 북서부 위안랑(元朗) 지역에서 열린 '백색테러' 규탄 시위대를 향해 경찰들이 최루 가스를 뿌리고 있다. 2019.07.27.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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