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인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인 만큼, 이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중량급 전문가를 동원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손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휴가를 취소하면 뭐하냐"며 "어수선한 외교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마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일본이 2일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절차간소화 대상, 즉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오는 31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 안보포럼인 ARF에서 한일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게 되어 있는데 특별한 얘기 없이 긴장감만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7.29 leehs@newspim.com |
그는 이어 "또 북한이 신형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현재 한국의 방어체계로는 대비가 힘든 상황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작은 미사일'이라고 하며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평가했다"면서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아니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오히려 WTO의 개발도상국 우대체계에서 한국을 제외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통상압박이 거세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내정치를 돕는 외교행위가 보이지 않고 그저 보이는 것이라곤 검찰총장을 임명하고 우리 총장이라 추켜세우고, 퇴임한 조국 전 민정수석이 곧이어 법무부장관으로 개선장군처럼 들어서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적폐청산에 국력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처한 외교위기 해결을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라인의 전면적인 교체를 통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일본에 대해 내용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중량급 전문가를 동원해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도 바른미래당 회의는 최고위원 9명 중 4명만이 참석한채 진행됐다. 앞서 혁신위원회가 안건으로 의결한 현 지도부 체제 개편에 대한 혁신안을 손 대표가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자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 4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과 김수민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를 보이콧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한 '식물 최고위'가 된 모양새다. 이날 손 대표는 당대표 직속위원회와 중앙당 상설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해당 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해 회의장 자리를 채웠지만, 반쪽 최고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위를 보이콧하고 있는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 복귀할) 다른 계기가 없다"면서 "당 대표가 혁신안을 상정해야 할 것이고, 그 속에서 진정한 당의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그나마 당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지금의 문제는 당권과 비당권의 문제가 아니라 혁신과 구태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10개월동안 손 대표가 보여준 리더십이 기득권에 취해 구태한 모습으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리더십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들을 등판시켜 당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세력을 거머쥐겠다는 생각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손 대표의 현재 당 운영은 '혁신, 자강, 화합'이라는 당 의원들의 뜻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전형적인 구태정치라고 본다"면서 "당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서 늘 이야기하시는 '협의 민주주의'를 당이 실천할 수 있도록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 역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최고위원들과) 직접은 아니지만 연락은 하고 있다"면서 "최고위는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회와 관련해서도 "혁신위는 사실상 중단 상태"라며 "그 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해 혁신위의 안건을 상정하거나 혁신위를 재구성할 생각이 없음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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