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기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비판한 데 이어 나온 움직임이다.
지난달 30~31일 상하이 담판에서 미국과 중국 정책자들이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한 한편 농산물 수입 확대 압박에 중국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자 또 한 차례 강수를 둔 셈이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트윗을 통해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관세에서 제외된 나머지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시행하겠다는 얘기다. 지난 6월 말 오사카 담판에서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추가 관세를 보류하기로 했으나 이후 중국으로부터 만족스러운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합의 내용에서 발을 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나머지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소규모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며 “이미 관세가 시행 중인 기존의 2500억달러 수입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된 데 대해 그는 중국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3개월 전 중국과 딜을 이룬 것으로 판단했지만 안타깝게도 중국이 최종 합의가 아니라 협상을 다시 하겠다는 행보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측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앞으로 중국과 긍정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과 무역 협상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상하이에서 진전 없이 담판을 종료한 양국 협상 팀은 9월 초 워싱턴D.C.에서 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상황. 하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결정으로 인해 협상이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상하이 협상 이후 백악관은 중국이 대규모로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중국 측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할 뿐 구매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책자들 사이에 무역전쟁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미국에 가해지는 충격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고, 시간 끌기와 버티기로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관세 발표는 5월 초 협상 좌절 위기 이후 줄곧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추가 관세 대상인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은 애플 스마트폰을 포함해 소비재와 필수품이 대거 포함, 앞서 2500억달러 수입품에 시행한 관세에 비해 실물경기의 충격이 클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 상승 탄력을 보였던 뉴욕증시는 급락 반전했고, 국제 유가 역시 가파르게 떨어졌다.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 1% 내외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180포인트 하락한 2만668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0.7%와 0.5% 하락 반전했다.
추가 관세에 따른 실물경기 한파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국제 유가 역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 가까이 폭락, 배럴당 54.64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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