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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금융당국 "韓日갈등, 금융시장 영향 크지 않아…필요시 과감한 대응"

기사등록 : 2019-08-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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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 주재
日 수출규제 파장, "국내 금융시장에 일부 부정적 영향 끼쳐"
日 금융기관 자본유출 우려 제기…금융당국 "가능성 없다" 일축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시작된 경제보복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데 금융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은 한일 경제갈등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단기적으로 크진 않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 중인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가운데)의 모습. [사진=김진호 기자]

금융위원회는 5일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국내 금융시장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집중 점검했다.

손 부위원장은 우선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가 우리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코스피는 7개월 만에 2000포인트 선을 하회했고, 원달러 환율은 2년7개월 만에 최고치(1198원)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손 부위원장은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일부 불안 증상은 일본의 보복 조치외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될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손 부위원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지난 7월 초부터 예상됐던 이벤트"라며 "이미 그 영향이 시장에 상당부분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처,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 방안 등을 감안하면 미리 예단해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4031억1000만달러)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외채 비율 역시 31.6%로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신용부도스왑(CDS) 등 국가 리스크에 대한 시장 평가도 양호하다.

다만 금융당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등 하반기 우리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적극적인 대응으로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손 부위원장은 간담회 주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갈등에 여러 글로벌 악재가 겹치며 외환시장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시장이 크게 불안을 느끼는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정부가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며 "필요시 시장상황별로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과감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의 일본계 자금 유출 우려와 관련해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손 부위원장은 "일본계 저축은행·대부업계의 자금 회수에 대해선 당사자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며 "롤오버(만기연장) 되는 자금의 흐름 역시 미즈호 등 일본계 은행의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이 일본계 은행의 신용장 보증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일본이 추가 보복 수단으로 이걸 끊을 수도 있다고들 우려하지만 그건 아주 옛날 얘기"라며 "우리 수출 기업들은 일본계 은행의 신용장 보증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2일부터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금융부문 비상대응TF를 가동중이다. 수출규제 관련, 금융·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금융지원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함이다. 비상대응TF는 ▲상황점검반 ▲전담작업반 ▲현장지원반 등으로 구성됐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금융지원 역시 이날부터 본격화된다.

금융당국은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중소·중견·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기존 차입금 만기를 이날부터 모두 연장한다.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의 대출·보증상품이 모두 해당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은 1년간 전액 만기가 연장되고 시중은행은 자율연장을 추진키로 했다.

피해 기업에는 또 신규 자금으로 6조원을 지원한다. 특별자금, 경영안정자금의 형태로 정책금융기관이 자금지원을 맡는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전반에 기존에 설정돼 있는 정책금융 29조원을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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