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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제외] “금융조치 아냐” 선긋기 나선 일본, 이유는?

기사등록 : 2019-08-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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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코 日경제산업상 "금융조치는 아니라는 것 명확히 말해"
금융규제는 수출규제 100배 영향...글로벌 금융시장 교란
韓은행 제재시 미국·유럽 등도 영향, 일본 기축통화국 명성도 흠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일본 정부가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세코 히로시케 日 경제산업상은 “이른바 ‘금융 조치’는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리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금융규제는 수출과 달리 전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미국 금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다 일본이 기축 통화국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질서를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사전에 선을 그은 것”이라고 분석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일본이 내각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알려진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 2019.08.02 alwaysame@newspim.com

세코 경제산업상의 ‘금융’과 관련된 발언은 이날 화이트리스 관련 기자들과의 질문에서 나왔다.

한 기자가 “화이트 리스트 제외에 대해 향후 한국 측에 무엇을 요구할 계획인지, 또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라고 묻자, 세코 경제산업상은 “아세안 국가와 타이완과 같은 기타 아시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또는 인도나 일본과 우호 관계에 있는 국가와 동등한 취급으로 되돌리는 것으로써 이른바 '금융 조치'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묻지도 않은 금융 조치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묻지도 않은 것을(금융규제) 먼저 말한 것은 선을 긋기 위한 의도로, 일본도 겁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은 기축 통화국으로 미국, 영국 등과 함께 글로벌 금융규범(바젤 등)을 만드는 룰 세터(Rule Setter)다. 때문에 금융규제에 나설 경우 명성에 금이 갈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도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 반도체 3개 부품 수출 규제는 글로벌 밸류체인에 영향에 그치지만, 금융규제는 글로벌 시장이 초연결돼 있어 그 파장이 100배나 되고 정밀타격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일본이 작심하고 우리나라 은행의 일본 법인을 파산시킬 경우 우리나라 은행과 거래하는 골드만삭스 등 미국과 유럽 은행 등도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일본이 금융규제에 나선다고 해도 일본계 자금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높은 대외신인도 덕분에 타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주식·채권시장에서 6월말 현재 전체 외국인자금 중 일본 비중은 각각 2.3%(13조원), 1.3%(1.6조원)에 그치고, 대출 등 금융업 여신의 일본자금 비중은 2018년말 기준 국제투자대조표상 6.5%(118억불, 약 13.6조원) 정도다. 또한 국내은행의 일본계 외화 차입금은 올 6월말 기준 92.6억 달러(약 10조6000억원)로 전체 외화차입금의 6.6% 수준이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내일(3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장과의 긴급 간담회를 갖고 화이트리스트 피해 기업에 대한 보증, 대출, 금리인하 등 금융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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