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일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친일 요소를 담은 연극 '빙화' 공연이 취소됐다.
국립극단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 예정이던 근현대극 '빙화'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고 알렸다.
이들은 "2014년부터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를 통해 근현대의 여러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올해는 1940년대 발표된 '빙화'(임선규 작)를 공연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에 따르면 '빙화'는 일제강점기 연극 통제 정책에 따라 시행된 ‘국민 연극제’ 참가작으로, 친일적 요소를 담은 희곡이다.
[사진=국립극단 홈페이지] |
국립극단은 "이 작품을 통해 일부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친일 연극의 실체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공연을 기획했다"면서 당초의 의도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려에 공감, 본 기획의도를 참작하더라도 해당 작품을 현시점에 무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에 따라 대체 작품을 모색 중이며 추후 국립극단 홈페이지를 비롯한 공식 채널을 통해 변경 작품에 대한 안내를 드릴 예정"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극단은 작품을 준비해온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도 사과했다.
'빙화'의 원작자 임선규 극작가는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된 인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은 임선규가 1940년대에 선보인 작품으로 1930년대 소련에 의해 연해주로 강제 이주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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