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7일 '8월 KDI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둔화되면서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축소되고 투자와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 4월부터 5개월째 '경기부진' 진단을 내리고 있다.
KDI는 소비가 둔화된 것을 큰 문제로 꼽았다. KDI는 "6월 소매판매액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를 나타냈다"며 "7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6월 소매판매액은 전월(3.4%)보다 낮은 1.2% 증가에 그쳤다. 준내구재와 비내구재가 각각 3.8%, 1.9% 증가했으나 승용차(-6.7%)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1.9%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줬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설비투자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경기여건 악화에 영향을 줬다. 6월 설비투자는 전월(-10.4%)에 이어 9.3% 감소했으며,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18.3%) 등 반도체산업 관련 투자가 크게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7월 자본재 수입액까지 13.5% 감소하면서 앞으로도 투자지표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자본재 수입액은 전월(-20.2%)에 비해 감소폭은 축소되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KDI는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건설투자도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품목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 수출금액은 전월(-13.7%)과 비슷하게 11%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21.6% 증가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반도체(-28.1%), 석유화학(-12.4%) 등 주요품목 수출이 크게 감소해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은 작년 12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전문가들은 늘어나고 있다. KDI가 국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0%에 머무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4월 조사 결과(2.2%)에 비해 낮아진 수치다.
KDI는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올해 2% 내외 성장한 후 내년에도 2%대 초반의 성장률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응답했다"며 "대내외 수요 위축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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