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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막강한 일본 '금융의 힘'

기사등록 : 2019-08-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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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금, 세계 PF 15%·세계 10대 IB자금의 20% 차지"
한국 1990년대 이후 금융위기, 경기저점과 일치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지난 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를 직접 만났다. “일본이 금융 보복하면 한국이 제2 IMF 외환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호사카 교수의 언론 인터뷰가 나간 그날이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극우와 아베 정권에서 나온 이야기를 소개하며 “한국 기업 신용장(LC)에 대한 일본계 은행의 보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금융보복조치를 가하려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 부분을 최종구 위원장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최 위원장은 호사카 교수에게 “잘못된 정보를 통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고, 20년전 IMF 외환위기 때와 현 상황은 펀더멘탈이 매우 다르다”고 설명하며, 근거 없는 발언은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은행의 대일본 수입 관련 신용장중 일본계 은행의 보증 비중은 올 상반기중 약 0.1%에 불과하다.

일본은 수출 규제 조치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사실 금융당국 수장이 교수 한 명의 발언 때문에, 직접 찾아가 설명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만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최근 금융시장이 예민해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 위원장이 나서 조그만 부정적 신호도 차단하려는 의도였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또 일본 금융의 힘이 우리가 제2의 IMF를 걱정할 만큼 막강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외국인 자금 중 일본이 우리나라 주식·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3%(13조원), 1.3%(1조6000억원), 국내은행의 외화차입금의 6.6%(10조6000억원)에 불과하다고 해서 가볍게 본다면, 이는 일본 금융의 영토를 한반도에만 한정해서 본 시각이다.

삼성, 포스코, 두산, 한국전력 등 대기업의 해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나 해외채권 자금 줄은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게 현실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미국 딜로직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채권자본시장(DCM)의 시장 점유율은 일본의 미즈호와 MUFG가 각각 8.8%, 6.7%로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BAML, JP모건, 씨티,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등 미국 금융회사로, 일본과 미국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또한 미국 IB(투자은행)들의 자금줄도 일본계가 많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본이 외국에 하는 대외 익스포저(외화대출 등)가 16%로 세계 1위다. 세계 10대 IB(투자은행) 자금의 20%를 차지한다. 일본이 우리나라 금융계를 흔들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총 3번의 금융위기를 겪었는데, 모두 경기 저점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분석이 있다.(금융감독원 한국의 금융위기와 신용주기, 2018년8월)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 영향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2.4%~2.5%, 수출은 마이너스 5%를 예상하고 있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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