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위기에 처한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한 공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0여분 동안 청와대 본관에서 에스퍼 신임 미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의 면담에서는 우려됐던 미국 중거리 미사일의 한국 배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안 등의 구체적인 이슈는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한일 무역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해서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갈등의 적극적 중재에 소극적인 미국이 한일 경제 갈등이 안보의 차원까지 이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면담했다. [사진=청와대] |
청와대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 관련 언급은 없었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으로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의 대화 중 상당부분은 한일 갈등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관계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은 잘 해결돼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향후 이뤄질 비핵화 관련 북미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에스퍼 장관이 공고한 한미동맹을 이어갈 적임자라고 믿고 있다"며 "한미동맹이 점점 공고해지고 있는 만큼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취임한 지 12일이 됐다. 첫 번째 해외순방으로 인도·태평양지역을 정했는데,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핵심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과 한국이 포함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은 역사적 감동적 사건으로 양국 간 대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여지를 만들어줬다"며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고, 에스퍼 장관은 삼촌의 한국전 참전 스토리를 언급하며 "공동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한미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이와 함께 조건을 기초로 한 전작권 전환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점검·보완에 공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