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해 저소득 임금 근로자가 금융사에서 빌린 돈이 증가했고 대출 연체율도 상승했다. 저소득층이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금융사에서 돈을 빌렸지만 소비를 늘리기는커녕 빚 갚기도 어려운 처지라는 얘기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서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한국경제 현주소를 보여준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를 보면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임근 근로자 평균 대출은 4076만원으로 2017년 말(3795만원)보다 281만원(7.4%) 증가했다. 임금 근로자가 금융사에 3개월 넘게 빚을 갚지 못한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6%로 1년 사이에 0.05%포인트 올랐다.
소득 구간 별로 보면 세전 소득이 3000만원 미만 임금 근로자의 지난해 말 평균 대출은 2600만원으로 1년 사이에 171만원 늘었다. 이 기간 연체율은 0.63%에서 0.7%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소득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 임금 근로자 평균 대출은 512만원 늘었고 연체율은 0.06%포인트 올랐다.
2018년 일자리 행정 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 [자료=통계청] |
이와 달리 소득이 1억원 넘는 임금 근로자 평균 대출은 620만원 증가했지만 연체율은 0.04% 오르는 데 그쳤다. 소득이 7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임금 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451만원 늘었지만 연체율은 0.03% 상승했다.
고소득층은 빚을 많이 냈지만 감당할 수준인 반면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빚을 덜 냈는데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처지라는 얘기다. 이는 문재인 정부 간판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거비와 교통비를 포함한 핵심 생계비 경감으로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편다. 소득주도성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소득이 늘어난 저소득층 임금 근로자가 지출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저소득층은 빚 갚기도 버거운 지경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근로자 대출 연체율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 근로자는 대출이 늘었지만 연체율은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 근로자는 대출이 조금 증가했지만 연체율은 크게 뛰었다.
지난해 말 대기업 임근 근로자 평균 대출은 6515만원으로 1년 사이에 9.1% 증가했다. 이 기간 대출 연체율은 0.25%에서 0.27%로 0.02%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임근 근로자 평균 대출은 지난해 말 3190만원으로 전년대비 6.8%로 올랐다. 같은 기간 대출 연체율은 0.79%에서 0.88%로 0.09%포인트 뛰었다.
2018년 일자리 행정 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 [자료=통계청] |
아울러 300인 이상 사업장 및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대기업 및 중소기업 임근 근로자 대출·연체율 변화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우영제 통계청 빅데이터통계과장은 "소득이 높을수록 평균 대출은 증가하고 연체율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자리행정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는 통계청이 올해 처음으로 공표하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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