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판매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대책반을 꾸렸다. 이에 투자자들은 만기가 임박해서야 나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DLS 상품 대응 조직을 꾸리고 투자자를 대상으로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가 된 독일·영국 금리연계 DLS, DLF(파생결합펀드)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증권사 등이 1조원 규모를 판매했는데, 독일 국채 금리와 영국 CMS 금리가 급락하면서 원금 100%를 잃을 가능성이 커지는 등 예상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KEB하나은행은 사후관리지원반을 꾸렸다. 박세걸 WM사업단 전무를 총괄로 두고 투자상품부장, PB사업부장 및 실무자 10여명으로 구성했다. 관련 상품을 판매한 PB들의 요청 사항을 접수해 업데이트한 시장 상황 등을 전달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본부에서도 투자자 상담을 지원중이다.
우리은행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채봉 국내영업부문장이 주도하는 TF로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 향후 손실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뒷북 대처라며 불만을 드러낸다. 당장 오는 9월부터 만기가 도래하는데 대규모 손실 우려가 이슈화되고 나서야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상품 투자자는 "투자금이 절반 이상 깨진 상황인데 이틀 전에 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대응중이니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의 한 PB는 "이슈가 되고 나서야 TF를 구성하는 게 답답하다"며 "앞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이상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추후 PB 책임으로 돌리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투자 기간과 규모에 따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간 환매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만기 시점에 해외 국채 금리를 예상하기 어려울 뿐더러, 환매할 경우 환매금액의 7%를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한 투자자는 "어제 은행을 방문했더니 중간 환매를 결정한 고객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이 더 커졌다"며 "현재 손실율이 -60%라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기 위해 환매를 해야할 지, 만기까지 기다릴 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지난 4월부터 문제를 제기했으나 은행들이 뒤늦은 대응을 하면서 책임을 전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혼란만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관련 민원에 대한 사실 조사를 마치고 불완전 판매에 해당하는지 검토에 돌입했다. 민원인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판매 경위를 듣고 관련 자료 수집을 마친 상황이다. 금감원은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불완전판매 여부와 배상금액 등을 확정해 합의권고를 중재하게 되는데 양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분쟁조정위원회 회부까지 검토할 수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판매가 이뤄졌는지 불완전 판매 여부를 살펴보고 있으며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기 어렵다"며 "향후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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