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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진출 국내은행들 "시위 파장? 아직까진 없어"

기사등록 : 2019-08-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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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콜진출 국내은행 자산, 중국 이어 2위...순이익 기준 1위
중국 무력진압 가능성 낮게 전망…"섣불리 움직이긴 어려울 것"
일각선 '중국 무력진압→미중협상 결렬→경기침체' 우려도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홍콩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총 자산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규모는 홍콩 진출 외국 금융회사 중 가장 높다. 다만 현지 국내은행들은 최근 불안해진 홍콩 정세에 대해 "현지 시위로 인한 금융쪽 영향은 미미하며, 우려할 상황은 아직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홍콩 로이터=뉴스핌] 전솔희 인턴기자 = 홍콩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공항 탑승 수속대 위에 올라서 있다. 2019.08.13.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이 홍콩에 설립한 점포의 총 자산은 154억2000만달러(비중 13.5%)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순이익의 경우 1억7460만달러(비중 17.7%)로 진출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현재 홍콩에 진출한 국내은행은 신한, KEB하나, 우리 등 7곳. 이들은 지점, 현지법인, 사무소 등의 형태로 홍콩서 영업중이다.

다만 최근 불안해진 홍콩 정세 속에서 국내 은행들 역시 향후 전개될 방향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다. 앞서 홍콩 시민들은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보낼 수 있는 법안(송환법)'을 통과시키려는 홍콩 정부에 반발, 지난 6월부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한때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고, 중국은 시위대에 '무력진압'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등 시위는 날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국내 금융당국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홍콩 시위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현재로선 국내 금융회사의 홍콩 익스포져가 전체 대외 익스포져의 2.2% 비중으로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의 손실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은행들도 아직까진 홍콩 시위로 인한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평소 외화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대비해 내·외부 지표에 임계치를 설정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홍콩 시위는 추이를 지켜보는 있지만 임계치를 넘어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자금 유출 등 현재까진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홍콩에서 주로 금융 주선, 투자금융 자문 등 IB(투자은행) 업무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홍콩에는 글로벌 IB가 모두 진출해 있는데, 이들 중 시위로 철수한 곳은 아직까지 없다"고 귀띔했다.

최악의 경우로 평가되는 중국의 무력진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낮게 봤다. 국제금융센터로서 홍콩의 경쟁력이 전세계 102개 도시 중 뉴욕, 런던에 이어 3위다보니 중국정부의 무력진압 등 개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깔려있다. 또 설사 중국이 무력진압에 나선다고 해도 그 파장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홍콩시장이 무너지면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며 "중국도 이를 알고 있어 쉽게 움직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시위가 6월부터 시작했는데, 지난달 홍콩 주가지수는 되레 올랐다"며 "중국이 무력진압에 나서기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무력진압에 나서도 그 영향이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낙관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은 금융허브 거점이라 국내 은행들은 현지에서 사실상 영업보다 지원을 한다"며 "국내 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무력진압 여부와 무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중국의 무력진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이르다는 전언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진 큰 영향이 없지만 중국이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금융회사로서도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강경진압 등으로 미중 무역협상 자체가 결렬돼 중국이 힘들어지면, 중국이 하고 있는 여러 경기부양 조치도 효과를 내기 어렵게 되고, 전 세계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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