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폐기 대상으로 제시한 핵 시설 중 한곳으로 알려진 박천 우라늄 정광 시험공장이 현재 큰 변화나 뚜렷한 활동 없이 유지·관리되는 상태로 보인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날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올린 보고서에서 “이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현장을 방문한 이후 25년 넘게 국제 사찰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만약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비핵화 선언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사찰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랑선성=뉴스핌]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이 지난 2월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에 위치한 동당역에서 호위대의 경호를 받으며 나서고 있다. 최상수 기자 2019.02.26 kilroy023@newspim.com |
박천 공장은 1950년대 후반 또는 1960년대 초에 설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시설은 원래 원자로 감속 재료인 흑연이나 희토류 등을 생산하기 위해 옛 소련에 의해 지어졌으며, 소련 철수 이후에는 정제된 우라늄 광석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가동돼 왔다.
보고서는 2002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박천 공장 일대를 찍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볼 때 공장은 완전히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철 함유 광석을 처리하는 등 유지·관리 수준의 작업만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 핵 활동에 대한 박촌 공장의 효용성은 불분명하다고 평가하며 “만약 북한이 이 시설을 하노이 회담에서 제기한 ‘5개 핵시설’의 하나로 제시했다면 북한이 핵심 역량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협상 전술과 일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베트남을 떠날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 1~2곳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이 시설이 휴면 상태라고 하더라도 과거 우라늄 함유 광석을 우라늄염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온 유독성 부산물이 주변 지역과 강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환경 정화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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