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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 기자회견문..."조국 구하려 지소미아 버렸다"

기사등록 : 2019-08-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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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파기 결정, 즉시 철회해야"

[서울=뉴스핌] 김승현 김규희 기자 =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3일 청와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안보에서의 선택에는 우발국과의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연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청와대 결정에는 어떤 고민도 보이지 않는다. 조국(법무부 장관 후보자)을 구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05 yooksa@newspim.com

다음은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의 이날 기자회견 발언문 전문이다.

어제 청와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결정은 ‘선택’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사고(事故)’입니다. 국가안보 문제에서 ‘선택’을 했다고 말하려면, 그만한 고민이 있었어야 합니다.

한미 안보 동맹에 대한 고민, 우방국과의 경제적․군사적․외교적 연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청와대의 결정에는 그 어떤 고민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사고’입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나쁜 협정이고 깨버려야 할 협정이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2년 전에, 아니면 1년 전에라도 이를 파기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연장했습니다.

그 필요함을 잘 알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느닷없이 이런 ‘고의 사고’를 일으켰을까요?

‘조국’을 구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버린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국 정국’은 적어도 청와대 안에서는 예견하고 있던 사태입니다. 그 실상을 다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국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지소미아 파기 정국’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총체적 국정 난맥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반일 전면전’을 벌여서 모면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우려가 현실이 돼가고 있습니다.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가 안보가 버려지고 있습니다. 참담한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 그 가벼움을 준엄하게 꾸짖고, 당당하게 요구하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대한민국다운 외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멀쩡한 안보 협정까지 깨버리며 대응하는 게 무슨 국익 수호요 안보 외교입니까? 정치와 상관없는 안보 문제를 이용해 일본 정부에 보복하면, 정치와 상관없는 경제를 끌어들여 정치적 보복을 한 일본 정부와 다를 게 무엇입니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는 한·일 간 군사 협력 단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체계의 한 축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간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온 한·미·일 협력망이 이렇게 허망하게 뚫리고 훼손되는 것을 지켜보며 과연 누가 크게 웃고 있을까요? 그게 정말 보이지 않습니까? 그걸 정말 보지 못한다면 무책임할 뿐 아니라 국정을 논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이 협정 파기를 굉장히 부정적인 신호로 읽을 것입니다. 우선, 미국은 이제 한국을 굳건한 혈맹에서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한미 동맹은 빠르게 깨져나갈 위험이 커졌습니다. 한·미·일 세 나라는 세 개의 솥발처럼 정립(鼎立)한 강력한 힘으로 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왔습니다. 그래서 ‘3각 안보협력체계’라고 합니다. 이 세 발 중 하나를 부러뜨리면 솥은 쓰러집니다.

누가 이런 붕괴를 고대하고 있을까요? 북한입니다. 북한은 그간 한국을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계에서 이탈시키기 위해 온갖 공작을 다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정적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가뜩이나 출구가 없는 우리나라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안보 태세에 미칠 위험이 커짐은 물론, 그 보다 먼저 경제에 폭풍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잘못 벌인 사고입니다. 청와대에 재고와 철회를 요구합니다. 협정은 지금도 유효한 상태입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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