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지방에서 '역전세난'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만8700가구에 달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내년에는 3만가구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인허가 물량 급증으로 주택이 초과 공급되기 때문이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송인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택공급 시장은 주기적인 공급 물량 급증·급락 현상과 높은 공급성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주택 공급 급증은 건설산업 및 주택시장 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송인호 연구위원은 "2015~2017년 급증한 주택 공급은 준공후 미분양 증가를 초래한다"며 "올해 준공·입주 물량 대량 유입으로 지방을 중심으로 역전세 현상의 확산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5~2017년에 주택은 연평균 32만5682가구 초과 공급됐다. 주택 인허가 물량이 정부 주택 공급 계획을 훨씬 웃돌았던 탓이다.
예컨대 2015년 정부 주택 공급 계획은 37만4000가구였지만 인허가 물량은 76만5328가구에 달했다. 초과 공급 물량이 35만8087가구다. 2016년과 2017년 주택 초과 공급 물량이 각각 32만2164가구, 29만6795가구에 이른다. 특히 3년 동안 경기 지역 인허가 물량이 급증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송인호 연구위원은 "최근 주택 공급 급증은 정부 대규모 주택 용지 조성 및 공급과 택지지구 지정에서부터 분야까지의 긴 시차, 건설사의 낮은 자기 자본 비용 부담과 선분양금액 의존 현상, 주택 경기의 수요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주택 과잉 공급은 역전세난을 불러온다고 우려했다. 역전세난은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만기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송 연구위원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 증가하면 전세가격은 0.6~1.21% 떨어진다고 추정했다. 올해 입주 물량이 12% 증가하는 경기도는 전셋값이 2000만원 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송 연구위원 분석이다.
더욱이 주택 과잉 공급은 3년 시차를 두고 준공 후 미분양 증가로 이어진다. 송 연구위원은 아파트 분양 물량이 10% 늘면 준공 후 미분양은 3.8% 증가한다. 준공 후 미분양 증가는 건설사 재무 건전성 악화 요인이다.
송 연구위원은 "세입자 피해 방지 마련을 마련하고 전세 관련 대출 및 보증 기관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야 한다"며 "1인 가구 증가 등 다양한 주택 수요를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수요 중심의 주택 공급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연구위원은 "건설사는 분양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높은 레버리지 수익률만큼 건설사업의 자기자본부담 리스크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건설사가 소비자 선분양금액에 의존하지 않고 주택건설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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