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 중단의 여파가 강남 아파트 전세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주민 이주를 앞두고 사업에 제동이 걸리자 전세 수요가 감소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강남권 전셋값이 안정을 찾을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이 단지 관리처분인가에 대한 취소 판결 후 강남권 전제가격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이 단지 3600여 가구 이주 등 재건축 사업이 연기되면서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8%로 전주(0.2%)보다 0.02%p 감소했다. 서초구 전세가격 변동률이 하락한 것은 지난 6월 넷째 주(0.04%→0.03%)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강남구(0.02%)와 송파구(0.01%) 전세가격 변동률도 전주보다 0.03%p, 0.01%p씩 하락했다.
강남 지역 전세가격은 그간 반포주공1단지 이주 등 인근 지역 재건축 사업 본격화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 5월 넷째 주 -0.01%에서 지난 8월 셋째 주 0.06%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서초구 인근 동작구(-0.04%→0.12%)도 마찬가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초구와 동작구는 반포주공1단지 이주 계획이 구체화되면서부터 전세 수요가 높아지고 전셋값도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단지 관리처분인가 취소 판결이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조합은 항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주 등 재건축 사업을 잠정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서 이미 전세계약을 마친 조합원 중 일부는 계약 취소를 문의하고 있다. 서초구 인근 A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이주비 대출을 믿고 발 빠르게 움직인 사람들은 잔금 치르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전세계약금 중 조금이라도 돌려받으면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사진=노해철 기자] |
전문가들은 재건축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강남권 전세시장 상승세는 한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청약 대기 수요가 늘면서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 팀장은 "반포주공1단지 등 강남 재건축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전세 시장 상승세가 짧은 기간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9월 추석 이후부터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전세에 머물려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이주로 인한 직접적인 수요에 따른 상승 폭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반포주공1단지 이주가 연기되면서 서초, 동작 전세가격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다"며 "전세가율이 최근 낮아졌기 때문에 매매전환 수요가 예년보다 줄었기 때문에 강남권 전세시장은 강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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