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개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제재 완화라는 미국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대북 제재가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최근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는 북한이 제재 완화를 정말로 원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날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옆에서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2019.08.25 |
고스 국장은 “북한이 제재 완화를 원한다고 말한다면 미국이 제재가 북한의 약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추려고 할 것”이라며 “제재가 북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을 미국이 모른다면 미국이 쉽게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북한이 기대하고 있다”고 RFA에 설명했다.
앞서 지난 2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제재는 우리에게 절대로 통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가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으며 그런 것과 나라의 전략적 안전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은 그들의 약점이 경제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그래서 제재 완화가 아니라 ‘쌍방의 안보현안’을 먼저 논의하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체제 보장이나 평화협정 체결 등 안보 문제는 이란의 경우처럼 미국 정권이 바뀌면 무효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제재 완화는 북한의 엘리트들에게 가시적인 효과를 바로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북한담당 자문관을 역임한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에 “북한은 체면을 세우려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며 “실제로는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으면서도 체제 보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제재에 개의치 않은 것처럼 말해 제재 효과가 대단치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최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3일 담화에서 북한의 비핵화까지 제재 완화가 없다고 밝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맹비난한 것은 제재 효과가 없다는 북한 주장이 모순이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궁극적으로는 군사·정치적 제재 완화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의 제재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재 완화 없이는 대화가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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