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이 세계 최악의 빈곤 지역인 사하라 사막지역과 비슷한 수준이며 10년 뒤에도 그럴 것이라는 미국 농부부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7일 미국 농무부 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연례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19-2029'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는 물론 10년 뒤에도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암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양 실태 조사를 받기 위해 모여 있는 북한 고아원 수용 아동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농무부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 식량 상황이 가장 열악한 76개국을 분석하면서, 앞으로 국제 식량가격 하락과 가계 수입 증가로 식량 부족 인구는 현재의 19.3%, 7억 8200만 명에서 10년 뒤에는 9.2%, 3억 9900만 명으로 45%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5년 간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도 10년 간 1.1%의 성장이 예상돼 개선이 느릴 것이란 것이 미국 농무부의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는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 인구의 57.3%인 146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추산한다"며 "10년 뒤인 2029년에도 41.6%인 1110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인구 1인 당 건강한 삶에 필요한 하루 기본 열량인 2100 칼로리를 기준으로 북한은 올해 1인 당 평균 414칼로리가 더 필요하고, 10년 뒤에도 356칼로리가 부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는 아시아에서 내전으로 국가 경제가 파탄난 예멘에 이어 두 번째로 열악한 것"이라며 "세계 최악의 빈곤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이 국가 자원의 우선순위를 식량 등 민생이 아닌 군사력에 계속 두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소바쥬 전 소장은 "식량 생산이 정부의 중요한 목표라고 선전하지만, 핵·미사일 등 군사력 증강에 국가 자원을 과도하게 투입해 식량 증산에 필요한 비료와 트랙터 등 물자를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포전담당 책임제, 즉 개인에 대한 생산 인센티브, 분조와 개인에 대한 경영관리 권한 등을 더 부여한 제도를 추진했지만 매우 제한적, 시범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교수도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비핵화보다 비집단화"라며 "협동농장이나 기업소의 집단화를 시범적 포전제에서 개인화로 바꾸고 정부 할당량을 크게 줄이는 등 집단적인 조직체계를 개혁해서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