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일드커브가 또 발작을 일으켰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 아래로 떨어지면서 3개월물과 수익률이 역전됐고, 10년물과 2년물 일드커브 역전도 깊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 침체(Recession) 공포를 부추겼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바쁘게 일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중국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던 양국 고위 정책자들의 전화통화를 부인하면서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높였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매입에 잰걸음을 한 결과다.
27일(현지시각)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6bp(1bp=0.01%포인트) 내리며 1.47%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2년물 수익률인 1.52% 아래로 밀린 동시에 수익률 역전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이변은 30년물 국채에서도 불거졌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1.955%가지 하락하며 2.0% 선을 뚫고 내린 것.
이와 동시에 30년물 수익률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수익률 아래로 떨어졌다. 장단기 일드커브 역전이 심화된 셈이다.
이날 미 일드커브 역전은 지구촌 경기 하강 기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 장 초반 상승 흐름을 탔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의 하락 반전을 초래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에 따르면 2007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발생한 10년물과 2년물 일드커브 역전은 매번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역전 이후 침체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2개월로 파악됐다.
이날 미 국채시장이 파란을 일으킨 것은 중국과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고위 정책자들의 전화 통화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무역 협상 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와 함께 중국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신화통신은 칼럼을 통해 “중국은 미국에 물러서지 않았고, 앞으로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강도 압박과 보이콧 등 케케묵은 수법으로 미국은 거듭 무역 마찰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와 강한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로 통하는 후시진 글로벌 타임스 편집장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트윗에서 “중국 경제는 갈수록 내부 성장 동력이 주도하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는 주요 쟁점에 대한 양보를 더욱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9월1일로 예정된 미국의 추가 관세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측에서 전해진 소식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더욱 고조시켰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일드커브 역전은 앞으로 1년~1년 6개월 이내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여지가 크게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리스크와 무역 마찰이 금융시장을 흔드는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씨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부문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날 일드커브 역전은 강력한 적신호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12개월 이내 침체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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