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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공포’보다 무서운 ‘J 공포’...세계경제 일본화 우려 심화

기사등록 : 2019-08-2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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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정작 대다수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세계경제의 구조 자체가 ‘일본화’(Japanification)되는 것을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화는 근 30년 간의 싸움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의 경제 구조를 일컫는 것으로 저물가, 저성장, 저금리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일본은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해 국채 금리가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유럽은 이미 상당한 일본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은 일본보다 인구 구조가 양호하고 경제 역학이 더욱 활발하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더욱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데다 감세 효과도 사라지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미국조차도 일본화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화의 주요 증상은 서브 제로 채권의 증가다. 올해 여름 서브 제로 채권이 급증해 글로벌 채권시장의 30%가 넘는 16조달러 규모의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글로벌 시장의 서브 제로 채권 규모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

일본이 서브 제로 채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국채 수익률도 이제 모두 마이너스다. 몇 년 전만 해도 유로존 탈퇴 위험에 자본조달 비용이 치솟았던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조차도 채권시장 상당 부분이 서브 제로로 떨어졌다.

리자 샬렛 모간스탠리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에 중독될 수 있다”며 “일본은 아직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경제는 중독에 빠지기 직전”이라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채권 시장은 군계일학이라기보다 유일하게 버티고 있는 마지막 시장인 셈이다. 미국은 강력한 소비가 제조업 부진을 상쇄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제조업 부진이 결국 소비지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금리가 제로 수준에 머무르며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블랙홀 통화경제’가 유럽과 일본에서 자리 잡아 한 세대 이상 채권 수익률이 제로 또는 서브 제로 수준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도 경기침체를 한 번만 겪으면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블랙홀 통화경제라 부르든 일본화라 부르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중앙은행들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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