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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리스크 90%' 아르헨, 채무 재조정 나선다

기사등록 : 2019-08-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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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채권 시장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가능성을 90%로 점치는 가운데 정책자들이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 재조정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국채 수익률 급등과 페소화 급락으로 당장 이자 지급부터 어려워진 데 따라 비상 대책 가동이 불가피한 상황.

최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중도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 크게 뒤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아르헨티나 사태가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이 아니라 궁극적인 재정 위기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8일(현지시각) 헤르난 라쿤자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단기물 채권에 대한 70억달러 규모의 이자 지급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자 지급은 내년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는 500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채권에 대해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채무 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에 440억달러 규모 채무의 만기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라쿤자 장관은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용부도스왑(CDS)이 예고하는 향후 5년 이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가능성은 90%에 달했다.

장단기 채무 조정에 성공할 경우 아르헨티나의 유동성 위기가 상당 부분 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가 추진 중인 채무 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채 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는 경고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소재 발란츠 캐피탈 발로어스의 이지킬 잠바글론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악의 경우 누구도 이자 지급 연기와 채무 조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예상밖 승리를 거두면서 투자자들은 포퓰리즘 정권의 등장 가능성에 강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물경기 하강에 정치권 리스크가 겹치면서 페소화 가치는 28%에 달하는 추락을 연출했고, 채권 가격 역시 곤두박질 쳤다.

극심한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주요 도시에서는 경기 부양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를 진행중인 IMF는 재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힐 뿐 채무 만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페소화 방어 과정에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 이상 증발한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 쉽지 않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크노소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프란치스코 게르시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 채무 재조정을 요청하는 일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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