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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文, 김정은에 초대장..北 지도자, 54년만에 국제회의 나올까

기사등록 : 2019-09-0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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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올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 와달라"
전문가 "가능성 낮은 초대장, 北 비난에도 대화 의지 보여준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함에 따라 김 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나온다면, 다자회의에 북한 정상이 참석한 것은 지난 1965년 김일성 주석 이후 54년 만이다. 아울러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을 방문한 것도 전례가 없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해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성언인 '판문점 선언'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문대통령 '초대장' 호응할까…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태국·미얀마·라오스 3개국 순방에 앞서 태국의 영문 일간지 '방콕포스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사실상 김 위원장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또는 방콕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정상회의에 초청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방콕 EAS 정상회의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부터 실현 여부를 놓고 도마 위에 오른 이슈다. 남북 정상이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내용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지며 김 위원장의 방한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남북 간 합의할 만한 아젠다도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 정상 간 '약속 이행 의지'는 아직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A4지 용지 2장 분량의 친서를 보내며 서울 방문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당시 청와대는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대로 서울 방문을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걸 못내 아쉬워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서울= 뉴스핌]문재인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北 비난 계속되는데, 김정은 다지회의 참석 독려한 이유 뭘까...
   대북 전문가들 "문대통령, 여전히 대화 의지 보여주겠다는 의미"

최근 남북관계는 사실상 단절 상태다. '노딜'로 끝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한반도 경색국면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5월부터 단거리 탄도시마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등을 통해 다시는 한국과 마주 앉아 얘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엄포도 연일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방콕포스트에 "김 위원장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등 다양한 계기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분명하게 밝혔다"며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 스스로 밝힌 의지"라고 강조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구두로 보낸 '초대장'의 성사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았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시점에서 북한을 자극하거나 맞대응을 하면 자칫 여태까지 추진해온 북핵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북한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으로선 힘들어도 북한을 다독이면서 등 한반도에 여전히 비핵화 협상 테이블을 계속 꾸려가도록 만들어야 할 중요성을 피력한 것"이라면서 "결국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통한 남북 경협이 언제든지 준비돼 있다는 의사를 재차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2017년 4월 촬영된 개성공단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은 참석 여부는 미지수..."수령체제 권위에 맞지 않아" vs "정상국가 틀 갖췄다 보여줄 수도"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북한이 신경질을 내고 노골적으로 대통령을 비방하더라도 우리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한편으로는 희망적인 대북메시지를 계속 발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초대에 응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다자회의는 북한이 더욱 꺼려할 것이는 관측이 많았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과거부터 국제 다자회의에 잘 참석하지 않았다"며 "여러 정상 중 'N분의 1'로 취급당하는 것은 수령체제에서 권위에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다만 자신들 스스로가 대외적으로 정상국가의 구실을 갖췄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그 때는 움직일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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