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 대학과 중고등학교 학생 수천명이 새 학기가 시작된 2일(현지시간) 동맹휴학에 돌입하고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홍콩 중문대학에 모인 학생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백명의 학생들이 이날 홍콩 최대 규모인 중문대학교에서 모여 ‘우리의 도시를 위한 학생들의 동맹휴업’이라는 메시지가 쓰여진 휘장을 배경으로 한 사람씩 차례차례 연단에 서서 연설을 하고 있다.
19세 학생 한 명은 “여름 방학이 끝났지만 우리는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않고 홍콩을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이번 시위를 통해 사회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중학교 학생들도 거리에서 손에 손을 맞잡고 인간 띠를 형성해 노래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홍콩 2인자인 매튜 청 정무사장은 기자들에게 “학교는 시위의 장소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지난 2014년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당시에도 주역으로 활동했던 학생들이 이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도 주도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20세 학생은 “우산 혁명 때와 굉장히 다르다. 지금 우리는 더욱 분노하고 있다”며 “시위대와 정부 모두 물러나지 않을 태세여서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3일에는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의 총파업이 예정됐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매장 문을 열고 열차를 운행하고 사무실로 향하는 등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1일에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천 명의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길목을 봉쇄해 많은 여행객이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전날 25편의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됐으나, 이날 들어 교통은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됐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홍콩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다시 한 번 표명했다.
겅 대변인은 2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중국 중앙정부는 법에 따라 통치하는 람 행정장관의 지도력을 지지하며, 역시 법에 따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폭력과 혼란을 진압하는 홍콩 경찰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의 시위 규탄 물결도 이어졌다. 신화통신은 “시위대에게 끝이 다가오고 있다”며 “중국 중앙정부의 의지와 능력을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시위대와 홍콩 정부의 교착상태가 계속되면서 홍콩정부가 긴급법을 가동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람 행정장관은 “혼란을 끝내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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