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전략적 투자자(SI)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는데, KCGI의 인수자금 조달 방식이나 완주 의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로고=KCGI 홈페이지] |
4일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KCGI와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 인수의향서(LOI)를 전날 제출했다.
KCGI는 강성부 대표가 공식적으로 아시아나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다만 컨소시엄을 구성할 파트너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강성부 KCGI 대표는 "파트너를 아직 공개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달 중순쯤 컨소시엄 구성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이 가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또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자회사 6개룰 모두 인수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최대 2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KCGI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의문이 나온다.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판정패하며 한진칼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 관심이 떨어진 데다,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을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
KCGI는 당분간 아시아나 인수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성부 대표도 국내 항공업계 위기에 대해 언급하며 인수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강 대표는 "국내 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은 전세계와 비교해도 높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국내 항공업계 전반에 위기라고 보기 때문에 사업 전체의 경쟁 완화와 위기 탈출을 위한 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항공의 2분기 기준 부채는 9조5988억원에 달한다. 3분기에도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선 단독 입찰한 애경그룹과 KCGI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 역시 인수 가격 때문에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주항공과 시너지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가 확실한 만큼 이후 대기업 대신 KCGI와 함께 본입찰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 측은 이달 중순까지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들 가운데 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쇼트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채권단은 오는 11월 내에 아시아나 주식 매매 계약을 완료해 연내 매각 일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흥행에 실패한 만큼 진행 과정에서 입찰 가격이 낮아지거나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대기업들이 인수전에 일제히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흥행을 이루지 못한게 사실"이라며 "채권단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 과정에서 인수가를 낮추거나 분리 매각할 여지가 아직 있다"고 설명했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