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보수 부당수령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임 압박을 받아왔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닛산자동차 사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전일 밤 요코하마(横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카와 사장이 오는 16일부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후임은 10월 말까지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며, 그때까지는 야마우치 야스히로(山内康裕) 최고집행책임자(COO)가 잠정 CEO를 맡기로 했다.사이카와 사장은 2017년 4월 곤 전 회장의 체제 하에서 사장 겸 CEO로 취임했다. 지난해 11월 곤 전 회장이 검찰에 체포된 이후에는 명실공히 닛산의 수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곤 전 회장의 유가증권보고서 허위 기재나 회사 자금의 사적 운용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 왔다.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도 이사 선임에 대한 찬성률이 78%로 11명 후보자 중 가장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이카와 사장의 직무 계속을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사이카와 사장이 사내 규정을 위반해 보수를 수천만엔 가산해 받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임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카와 사장은 2013년 5월 ‘주가연동형 인센티브 수령권’(SAR)의 행사일이 확정됐음에도 이를 일주일 늦추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SAR은 일정 기간 내 자사의 주가가 일정액을 상회할 경우 그 차액분을 인센티브로 가져갈 수 있는 제도다.
당시 닛산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행사일이 일주일 늦춰지면서 사이카와 사장은 당초보다 4700만엔 많은 금액을 인센티브로 가져갔다.
기무라 야스시(木村康) 닛산 이사회 의장은 “(사이카와 사장에게) 위법성은 없었다”면서도 “기업통치 상 CEO로서의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사이카와 사장에게 사임할 것을 요청했으며, 사이카와 사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카와 사장은 “조금 빠른 타이밍이지만, 이사회와 논의를 통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