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전(戰)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당국은 흥행 불씨를 되살리려 애를 쓰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번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토스·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재도전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데다 '네이버' 등 판을 키어줄 대어도 없는 상황이다.
[사진=금융위원회]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0월 중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연내 심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당초 예비인가 신청은 9월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기존 도전자(토스·키움뱅크)와 신규 참여 희망자에게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 10월로 한 달 연기됐다.
당국은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혁신성'과 '자본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두 가지만 충족한다면 최소 2곳에서 최대 3곳까지도 신규인가를 내주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또한 이번 인가전에 유통사, 전자상거래 업체 등 다양한 업종의 중견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올해 1월 개정된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모든 비금융 주력자에 지분 34%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10월 예정된 예비인가전 역시 흥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는 토스·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아직도 재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키움측으로부터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예비인가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유일한 컨소시엄은 '소소스마트뱅크' 준비단 한 곳에 불과하다. 사단법인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인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한다.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받지 못해 2금융권 등으로 밀려나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모델을 갖춘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하지만 업권에선 이들이 예비인가 심사를 원만하게 통과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평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객층을 소상공인으로 특화했다는 점은 당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자본안정성 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솔직히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소극적인 원인은 메리트보다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인식이 만연한 탓이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를 살펴봐도 출범 2년여가 지났지만 사실상 '영업정지' 상태에 놓인 점은 업체들의 참여를 머뭇거리게 하기 충분하다.
진출 리스크로는 대주주 적격성, 개인정보보호법 등 높은 규제가 거론된다.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데 일반 기업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시장에 안착하고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과 빅데이터 활용 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인데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권의 반발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은 국회 논의가 원만하지 못한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 제3, 제4 인터넷은행이 출범해 판을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면서도 "대주주 적격성 등 여전히 높은 규제의 벽 앞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를 머뭇거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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