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딸의 입시 특혜 논란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제도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입시제도가 다시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정시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현행 비율을 유지하되 비교과영역 반영 축소 등 학종만 손질하는 방향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사학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7.23 kilroy023@newspim.com |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 교육위원들 일부는 이른바 비교과영역들에 대해 빼는 것이 어떻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수상경력, 독서·동아리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등 비교과영역을 학종에서 아예 배제하는 방안이다. 조 장관 딸의 수시 특혜 논란을 기점으로 정시를 확대하고 학종 중심의 수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여당은 우선 학종 개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정시·수시 비중 조정과 관련,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건드리는 부분은 지양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이미 어렵게 사회적 합의를 하나 내놓았기 때문에 다시 이 문제를 건드리기보다 지금 현행 대입제도에 대한 개선안을 아마 정부 쪽에서 (교육 당정청 협의회에) 가지고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차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며 보다 정시를 더 늘려 나가는 게 맞지 않냐”며 “정시를 조금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를 모아나가는 것이 맞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시절 입학사정관제 도입 후 “2010년을 전후해 입시시장에서 소위 ‘스펙쌓기’ 문제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2013년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됐고, 그 이후 계속해서 학종은 변형되고 수정돼 왔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현행 학종은) 여러 가지 부작용들을 많이 줄여놓은, 아주 어렵게 만들어놓은, 그리고 지금도 완성해가고 있는 단계에 있는 제도”라며 “그래서 이 부분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무시하고 없애버리는 것은 어렵다. 국민적인 어떤 합의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26 leehs@newspim.com |
교육위 소속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전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대입제도가 자주 바뀌는 것은 옳지 않다. 조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입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긴 했으나 (논란이 된 문제는) 10여년 전이다. 그 사이 (허점이) 많이 해결돼 크게 개선할 부분은 없다”며 현행 정시·수시 비중을 다시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서 의원은 “지금 정시를 다시 확대하면 또 다시 부작용을 낳는다. 아이들은 학교가 아닌 학원으로 갈 것”이라며 “학종을 확대한 이유는 아이들이 학원을 안 가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학종 수상경력 등이 대입에 크게 작용하는지 의문이긴 하나, 수상경력, 독서활동, 논문작성이력 등 (비교과영역)을 빼면 된다”며 학종을 일부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에 앞서 지난 1일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조 후보자 자녀의 특혜 진학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입시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조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 번 살피고,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지난 9일 교육 공정성 강화 특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해찬 대표는 고위전략회의에서 당 정책조정위원회에 특위 설치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학종 제도를 전면 점검하는 동시에 대입 제도의 전반적 개선과제가 특위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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