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사실상 인가 규제로 적용돼 오던 ‘1그룹-1증권사-1자산운용사’ 원칙이 사라진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의 2개 자산운용사 인수허가를 기점으로 1그룹도 자산운용사 2곳 이상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ABL글로벌자산운용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심사하기 위해 지난 7월17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선 우리금융이 2개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데 기존 1그룹 1운용사 규제가 큰 발목을 잡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우리금융이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동시에 인수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변경 승인이 늦어지면서 나온 얘기다.
이 자리서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관계자는 “1그룹 1운용사는 규정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가정책 방향으로 운영됐던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번에 1그룹 1증권사, 1그룹 1운용사 원칙의 대주주변경 인가정책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가정책을 바꾼 이유는 형평성 이슈다. 복수운용사 설립인가가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공모운용사의 경영 자율성이 침해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관계자는 “1그룹 1증권사, 1그룹 1운용사를 어느 시점부터 적용하면 항상 어떤 식으로든 걸리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명확하게 해준 것”이라며 복수 증권사 및 운용사 인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미 운용사를 보유한 금융그룹 역시 추가 설립이 예전보다 쉬워진다. 지금까지 복수 운용사를 설립하려면 ‘특화된 업무’라는 조건부로만 금융당국의 인가가 가능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특화 자체를 인가조건으로 붙여서 1그룹의 2운용사인 곳도 있는데, 앞으로 인가조건을 해지하는 요청이 오면 그것(조건)을 해지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2개 운용사 인수 허용처럼 진행된다”고 했다.
현재 특화 조건으로 복수운용사를 둔 곳은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미래에셋산운용, 삼성자산운용과 외국계 프랭클린템플턴, 맥쿼리 등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UBS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을 따로 두면서, 액티브·대체투자·헤지펀드 등 특성에 맞게 운용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1그룹 1운용사 인가원칙이 폐지되면 금융상품 다양화 추세에 맞춰 자산운용사 설립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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