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오는 22일 UN총회에서 다뤄지는 '책임은행원칙' 서약에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금융이 빠져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은 사실 15년전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UNEP FI(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 회원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사]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신한, KB, 하나는 오는 22일 미국 뉴욕 UN총회에서 공식화되는 '책임은행원칙'을 따른다는 서약에 동참한다. 책임은행원칙은 '지속가능발전목표(빈곤종식·깨끗한 에너지 등)', '파리기후변화협약(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제한)'에서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서명에 참여한 금융사들은 이를 목표로 전략, 지배구조 등을 조정하고 매년 이행성과를 공시해야 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만 빠진 것. 통상 경쟁관계로 묶여진 사이에선, 제도를 추진할 때 경쟁사와 속도를 맞추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에 '책임은행원칙' 서약에서 우리금융만 빠진 것은 현재 우리금융이 UNEP FI 회원사가 아니기 때문. UNEP FI는 UNEP(유엔환경프로그램)과 국제금융 부문들 간 공공-민간 파트너십이다. 전세계 200여개 금융기관이 회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때 우리금융도 UNEP FI 회원사였던 시절이 있다. 15년 전인 2004년 우리은행 이름으로 가입하면서, KB국민은행과 나란히 '국내 최초 UNEP FI 가입 금융사'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들이닥치면서 연회비를 내지 못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고, 자연스레 탈퇴 수순을 밟았다. KB국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금융지주 이름으로 재가입했다.
우리금융도 내년 이후 재가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지주사 체제 전환 및 안착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지주사로 전환해 지속경영가능보고서를 발간했다"며 "내년 이후 UNEP FI 가입을 위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한, 하나 등 국내 금융그룹은 지속가능금융 추진 주체를 은행에서 지주로 전환하는 추세다. 지난해 이들은 UNEP FI 회원사를 각각 은행에서 지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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